안녕하세요, 2026년 3월 2주 차 렌더 브리핑입니다.
오늘은 최근 넷플릭스에 개봉된 공룡 다큐멘터리 '공룡들'에 대해 얘기해 봅시다.
솔직히 저는 넷플릭스에서 이런 작품이 나올 줄 몰랐습니다. 2026년 3월 6일 공개된 4부작 다큐멘터리 <공룡들(The Dinosaurs)>은 그야말로 CG 업계 사람들에게는 교과서 같은 작품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ILM이라는, 32년 전 쥬라기 공원으로 CG 혁명을 일으켰던 바로 그 팀이 다시 뭉쳤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레는데요. 제가 평소 오가닉 모델링과 크리처 작업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이 작품은 정말 놓칠 수 없는 래퍼런스였습니다.

쥬라기 공원 제작진의 귀환, 그런데 이번엔 다르다
일반적으로 스필버그와 ILM이라고 하면 1993년 쥬라기 공원의 그 충격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번 다큐멘터리를 보니 단순히 "옛날 팀이 돌아왔다"는 수준이 아니더라고요. 32년이라는 시간 동안 축적된 기술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ILM의 VFX 슈퍼바이저 조나단 프리벳(Jonathan Privett)이 해외 인터뷰를 통해 밝힌 내용에 따르면, 모든 크리처는 골격부터 근육, 인대는 물론 혀와 치아 구조까지 고생물학자의 자문을 받아 디지털로 완벽하게 구축했다고 합니다(출처: Animation World Network). 여기서 크리처(Creature)란 영화나 게임 속에 등장하는 생명체를 디지털로 재현한 3D 모델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겉모습만 그럴듯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실제로 그 생물이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까지 반영한다는 뜻이죠.
제 경험상 이런 해부학적 정밀도는 단순히 "예쁘게 보이려고" 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실제로 크리처가 화면에서 움직일 때, 근육이 어떻게 수축하고 피부가 어떻게 접히는지가 자연스럽게 표현되려면 내부 구조가 정확해야 합니다. 특히 다큐멘터리는 모션블러(Motion Blur)가 세지 않기 때문에 CG의 퀄리티가 낱낱이 드러나는데요. 모션블러란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할 때 생기는 잔상 효과로, 액션 영화에서는 이 효과가 CG의 단점을 어느 정도 가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는 정적인 장면이 많고 모든 디테일이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어색하면 바로 티가 나버립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작품이 더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일반적으로 VFX 작업물은 카메라 움직임이나 후반 효과로 디테일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다큐멘터리처럼 정면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작품에서는 그런 꼼수가 통하지 않습니다.
플라스틱 장난감부터 4K HDR까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조화
이번 작품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제작 방식이었습니다. 100% CG 작품이라고 하면 보통 블루스크린 스튜디오에서 모든 걸 만들어낸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실제로는 칠레, 아이슬란드 같은 극한의 오지에서 실제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제작진이 사용한 방식 중 하나가 바로 'Preschool Pre-vis'라고 불리는 플라스틱 프리비즈(Plastic Pre-visualization) 기법입니다. 여기서 프리비즈란 본격적인 촬영이나 CG 작업에 앞서, 장면의 구도와 동선을 미리 계획하는 사전 시각화 작업을 의미합니다. 보통은 간단한 3D 모델로 작업하는데, 이 팀은 아예 플라스틱 공룡 장난감을 들고 현장에 나가서 휴대폰으로 촬영했다고 하더라고요. 언뜻 보면 유치해 보이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스케일감과 속도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기엔 이만한 방법이 없습니다.
저도 ZBrush로 크리처 모델링을 할 때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요. 화면에서만 보면 괜찮아 보이던 프로포션이 실제 환경에 배치하면 이상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아날로그 방식으로 먼저 감을 잡는 게 오히려 효율적일 때가 많죠.
본격적인 CG 작업에서는 Maya와 RenderMan이 주력 툴로 사용되었습니다. Maya는 업계 표준 3D 소프트웨어이고, RenderMan은 픽사(Pixar)가 개발한 고급 렌더링 엔진으로, 영화급 비주얼을 만들 때 자주 쓰입니다. 특히 털(Fur)과 깃털(Feather) 질감 처리에서 RenderMan의 성능이 빛을 발했다고 하는데요. 4K HDR 환경에서도 결점을 찾기 힘든 텍스처를 구현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기술이 바로 라이팅(Lighting)과 환경의 통합입니다. 실제 자연광이 비추는 오지 풍경에 CG 공룡을 배치하려면, 환경광을 완벽하게 일치시켜야 합니다. 나뭇잎 하나가 꺾이거나 발밑의 흙이 튀는 물리적 상호작용까지 구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블루스크린 앞에서 사람이 직접 도구를 들고 환경을 조작한 뒤 후보정으로 사람을 지우는 방식을 택했다고 하더라고요.
제 경험상 이런 디테일은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작업입니다. 특히 파티클 시뮬레이션(Particle Simulation)으로 먼지나 물방울 같은 자잘한 요소들을 처리할 때 실제 물리 법칙과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금방 티가 납니다. 파티클 시뮬레이션이란 수많은 작은 입자들의 움직임을 컴퓨터로 계산하여 연기, 불, 물, 먼지 같은 효과를 만들어내는 기술입니다. 이 작품은 그런 부분에서도 타협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사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던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제작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실제 로케이션 촬영 기반으로 환경광 매칭
- 플라스틱 프리비즈로 동선과 스케일 사전 검증
- Maya + RenderMan 조합으로 4K HDR 퀄리티 구현
- 물리적 상호작용은 실제 소품 사용 후 후반 합성
3D 아티스트가 이 작품에서 배워야 할 것들
일반적으로 레퍼런스 영상이라고 하면 "아, 이 장면 괜찮네" 하고 스크린샷 몇 장 찍어두는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제 경험상 이 작품은 그런 식으로 소비하기엔 너무 아까운 자료입니다. 특히 저처럼 오가닉 모델링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공룡의 피부 질감과 근육 움직임을 프레임 단위로 뜯어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공부가 됩니다.
저는 평소 Substance 3D Painter로 텍스처 작업을 할 때, 레퍼런스 이미지를 보고 따라 그리는 방식으로 공부하는데요. Substance 3D Painter는 3D 모델 표면에 직접 페인팅하듯이 질감과 색상을 입히는 소프트웨어로, 게임이나 영화 제작에서 널리 쓰입니다. 이 작품은 특히 공룡 피부의 비늘, 주름, 색소 침착 같은 디테일이 정말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텍스처 공부에 최적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리깅(Rigging)입니다. 리깅이란 3D 모델에 뼈대(Bone)와 관절(Joint)을 심어서 애니메이터가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인데요. 특히 크리처 리깅은 사람과 달리 관절 구조가 복잡하고 피부 변형도 예측하기 어려워서 난이도가 높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공룡이 걷거나 뛸 때 근육이 어떻게 수축하고 피부가 어떻게 늘어나는지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표현되어 있어서, 리깅 공부용으로도 최고의 레퍼런스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작품을 보면서 느낀 건, CG 기술이 이제 단순히 "그럴듯하게 만들기"를 넘어서 "진짜와 구분이 안 되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입니다. 포토리얼리스틱(Photorealistic)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더라고요. 포토리얼리스틱이란 사진처럼 실제 같은 비주얼을 의미하는데, 이제는 그 경계가 정말 흐릿해졌습니다.
다만 저는 이 작품을 보면서 한 가지 걱정도 들었습니다. 이런 퀄리티를 만들어내려면 얼마나 많은 인력과 시간이 들었을까 하는 점이죠. ILM 같은 대형 스튜디오가 아니면 이런 작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저 같은 개인 아티스트나 소규모 팀은 이 작품에서 기술적 접근 방식을 배우되,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응용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 <공룡들>은 단순히 볼거리를 넘어서, CG 아티스트에게는 살아있는 교과서입니다. 스필버그와 ILM이라는 거장들이 32년 만에 다시 뭉쳐서 만든 작품이니만큼, 저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프레임 하나하나를 공부 자료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여러분도 이 작품을 보실 때, 단순히 "우와, 대단하다"로 끝내지 마시고 화면 속 디테일 하나하나를 뜯어보시면 분명히 얻어가는 게 많을 겁니다. 특히 모델링, 텍스처링, 리깅 작업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이보다 좋은 래퍼런스는 없을 겁니다.
[출처 및 기사 원문]
- https://www.awn.com/news/netflix-drops-trailer-dinosaurs-documentary-series,
- https://www.netflix.com/tudum/articles/dinosaor-movies-shows
Netflix Drops Trailer for ‘The Dinosaurs’ Documentary Series
Steven Spielberg reunites with the team behind ‘Life on Our Planet’ and ILM to recreate prehistoric life, with big sharp pointy teeth, for the 4-part show; premieres March 6.
www.aw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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