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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 리포트

[VFX 파이프라인 #2] 프리비즈 Pre-viz (3D 시뮬레이션, 카메라 검증, 제작비 절감)

by Briefer 케이 2026. 3. 24.

안녕하세요, VFX 파이프라인 두 번째 파트는 '프리비즈(Pre-viz)'입니다.

프리비즈(Pre-Viz)란 간단한 3D 더미들을 이용해
스토리보드에서 기획한 촬영과 애니메이션이 실현 가능한지, 3D 어셋과 2D 합성으로 처리해야할 부분이 무엇인지 등
다양한 준비 과정에서의 결정을 돕는 3D 가이드 영상을 제작하는 파트입니다. 

 

솔직히 저도 처음 VFX 업계에 발을 들였을 때 프리비즈라는 파트가 있는지조차 몰랐습니다. 스토리보드만 있으면 바로 고퀄리티 모델링 작업에 들어가는 줄 알았죠. 그러다 어느 날 감독님 말씀만 듣고 배경 에셋을 만들었는데, 나중에 프리비즈 데이터를 받아보니 제가 만든 영역의 10%도 화면에 안 나오더군요. 스토리보드 때와 같은 일이죠. 그때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프리비즈 없이 작업하는 건 지도 없이 항해하는 것과 같다는 걸요.

 


프리비즈는 3D 공간의 '기술 검증 시뮬레이션'입니다

일반적으로 프리비즈를 단순히 '영상 미리 보기' 정도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제 경험상 이건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프리비즈(Pre-visualization)는 저해상도 프록시(Proxy) 에셋과 간단한 리깅만 된 캐릭터를 활용해 실제 촬영과 CG 작업 전에 모든 기술적 요소를 검증하는 과정입니다. 여기서 프록시란 최종 결과물의 형태만 간략히 나타낸 임시 모델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제품 출시 전 시제품을 만들어보는 것과 같은 개념이죠.

 

프리비즈의 핵심은 카메라 워킹의 물리적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는 데 있습니다. 3D 공간에서 카메라의 화각(FOV, Field of View)을 정확히 계산하고, 실제 촬영 현장에서 크레인이나 로봇팔의 궤적이 구현 가능한지 시뮬레이션합니다. 여기서 FOV란 카메라가 담아낼 수 있는 시야 범위를 각도로 나타낸 값입니다(출처: American Society of Cinematographers). 저도 한 번은 와이드 앵글로 설정된 프리비즈를 보지 않고 일반 렌즈 기준으로 씬을 잡았다가, 나중에 화각이 맞지 않아 카메라 세팅부터 다시 작업한 적이 있습니다.

 

특히 테크비즈(Tech-viz)라는 세부 분야는 더욱 정밀합니다. 이는 실제 촬영 장비의 물리적 제약까지 고려해 카메라 무브를 설계하는 작업입니다. 거대한 괴물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배경 건물과의 스케일 비율을 미리 확정하고, "이 샷을 풀 3D로 갈 것인가, 실사 합성으로 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거죠.

 

프리비즈가 제공하는 또 다른 가치는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좀 더 빠르게 움직여주세요"라는 애매한 피드백 대신, "프리비즈의 24 프레임 타이밍에 맞춰주세요"라는 구체적 가이드가 가능해집니다. 국내에서는 주로 프리비즈와 레이아웃 파트를 묶어서 팀을 구성하며,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을 통해 실시간으로 작업하는 것이 최근 트렌드입니다. 언리얼 엔진은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제공하는 게임 엔진으로, 프리비즈 단계에서도 최종 결과물에 가까운 퀄리티를 즉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후속 파이프라인의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프리비즈가 끝나면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실제로 써보니 프리비즈 데이터는 이후 모든 파트의 기준점이 됩니다. 레이아웃(Layout) 아티스트는 프리비즈에서 확정된 카메라 값과 에셋 위치를 그대로 이어받아 정교화 작업을 시작합니다. 여기서 레이아웃이란 3D 공간에 모든 오브젝트와 카메라를 최종 배치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저는 레이아웃 작업을 할 때 프리비즈 파일(없으면 스토리보드 혹은 가이드라도)을 열어두고 항상 참조했습니다. 그게 없으면 감으로 때려 맞춰야 하거든요. 그렇게 작업하다간 의도와 다르다는 피드백을 받을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지겠죠.

 

렌더링 리소스 분배에서도 프리비즈의 역할은 결정적입니다. 프리비즈를 통해 '영웅 샷(Hero Shot)'이 무엇인지 명확히 파악되면, 모델링·라이팅·FX 아티스트들은 어디에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할지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영웅 샷이란 영화나 광고에서 가장 중요하고 임팩트 있는 장면을 의미하는 업계 용어라고 하네요.(라며 공부를 하던 중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저는 업계에서 처음 들어본 용어이긴 합니다.)

 

프리비즈에는 몇 가지 세부 단계가 더 있습니다:

  • 피치비즈(Pitch-viz): 투자 유치나 프로젝트 승인을 위해 제작하는 고퀄리티 프리비즈로, 컨셉 아트의 느낌을 살려 시각적 설득력을 극대화합니다
  • 포스트비즈(Post-viz): 실제 촬영이 끝난 후 촬영 소스 위에 임시 CG를 얹어 편집 흐름을 최종 점검하는 단계입니다
  • 버추얼 프로덕션(Virtual Production): 언리얼 엔진 같은 실시간 엔진으로 촬영 현장에서 즉시 최종 결과물 수준의 합성 화면을 확인하는 최신 기법입니다(출처: Epic Games)

말 그대로 스토리보드가 2D 밑그림이라면 프리비즈는 3D 밑그림인 셈입니다.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기 전 카메라 무브, 애니메이션 타이밍, 스케일을 최종 점검할 수 있는 가이드 영상이죠. The Third Floor 같은 할리우드 최고의 프리비즈 스튜디오들은 마블 영화의 복잡한 액션 시퀀스를 프리비즈로 완벽히 설계해 냅니다. 이들의 쇼릴(Showreel)을 보면 프리비즈가 단순한 스케치가 아니라 정교한 기술 설계도임을 알 수 있습니다. THE THIRD FLOOR

 

THE THIRD FLOOR

Los Angeles London Canada Beijing Atlanta

thethirdfloorinc.com

 

저 역시 VFX를 공부하면서도 한참 후에야 프리비즈의 존재를 알게 됐기에, 이 파트가 생소할 수 있다는 걸 잘 압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프리비즈야말로 제작 파이프라인에서 가장 비용 효율적이고 리스크를 줄이는 단계였습니다. 감독의 머릿속 상상이 실제로 구현 가능한지, 예산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지를 가장 빠르게 검증할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 VFX 작업을 하신다면 프리비즈 데이터를 꼭 확보하시길 권합니다. 그게 여러분의 시간과 에너지를 지켜줄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출처 및 참고 사이트]

 

The Art and Process of Previsualization in Film

Previs (short for previsualization) is a technique of creating material that reflects and portrays a director’s cinematic vision for a film.

www.studiobinder.com

 

The American Society of Cinematographers

The ASC is an educational, cultural, and professional organization that brings cinematographers together to exchange ideas, discuss techniques, and…

theasc.com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영화 & TV 제작

언리얼 엔진은 영화 제작 프로세스 전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고퀄리티 프리비즈부터 버추얼 프로덕션, 그리고 포스트 프로덕션을 대체하는 ICVFX까지.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시대가

www.unrealeng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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